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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신문 기고] 로스쿨 통신-거위의 꿈 (2012.03.20)

 

  치열했던 지난 1년이 지나가고 겨울방학이 돌아왔지만, 여전히 치열하고 방학과 같은 기분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전혀 공부해보지 못했던 학문을 공부하며, 유급을 피하고, 학업에 대한 자신감을 찾아나기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다음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기본과목들에 대한 교과서등을 탐독하고, 부족한 부분은 스터디에서의 토론등을 통해 보충하며, 실습과정(160시간의무) 이수등의 부가적으로 해야 할 일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 함께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을 포함해 모두 부푼 꿈을 품고 법률전문가로서의 미래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우리가 달려나가야 하는 길은 아직까지 탄탄한 고속도로가 아니라, 논두렁과 같이 달려가기 힘들고, 때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고, 수시로 장애물들이 나타나는 산길과도 같지만 멈추거나 천천히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로스쿨과 관련해서 많은 비판이 있다는 것을 안다.  변호사의 수가 너무 많다. 변호사시험이 너무 쉬워 변호사의 자질을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사법시험과 같은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 3년동안 법학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소양을 쌓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등등의 비판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스스로 죄를 짓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때도 종종 있다. 

  그러한 선배들의 걱정어린 비난들이 전혀 근거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법학의 체계를 정리하고 공부하기에 3년이란 시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 단순비교해보면 기존의 사법시험에 비해 변호사 시험의 난이도가 낮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높은 등록금으로 인한 진입장벽도 문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누구도 우리가 변호사로서 첫걸음을 내딛었을 때부터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6개월간의 의무연수기간동안 실무를 접하면서 가다듬어야 하고, 그 이후로도 업무를 수행하면서 계속 탐구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러한 탐구능력과 실무기초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로스쿨 3년의 기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학사관리 엄정화를 통하여 학습의욕을 고취하고, 변호사시험이 과락제도를 유지하는 것도 3년의 시간동안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는 채찍질임에 분명하다.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했는지를 고민하고 반성해본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하면서도 주말 약속은 꼭 챙기지 않았었는지, 학교시험에만 매달려서 정작 깊은 공부가 부족하지는 않았었는지, 때론 오늘 목표를 내일로 미루진 않았었는지. 그랬기 때문에 선배들이 법조인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법률가를 꿈꾸는 수많은 로스쿨생들은 오늘도 밤을 새워 도서관에서 두꺼운 기본서와 씨름하고 있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과 관련한 각종 비관적인 보도, 로스쿨제도에 대한 비판등을 접한 주변사람들의 걱정어린 시선에 위축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로스쿨은 올해 처음 졸업자를 배출하고, 변호사시험을 치렀다. 아직은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시기이고, 1회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어떤 능력을 보여줄 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지만, 지금껏 실무실습등을 통해 보여주었던 가능성과 성실성이라면,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사법시험 존치와 관련하여 서민의 법조계 진출 가능성 차단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 로스쿨제도 도입시 특별전형을 도입하여, 전액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두었음을 생각해본다면, 특별전형제도를 개선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며, 반드시 사법시험의 존치만이 서민의 법조계진출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볼 수만은 없지 않을까? 새로 도입된 제도의 개선·발전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원래제도로의 회귀를 주장함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실력도 없이 무턱대고 자격을 달라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지는 않다. 그러한 점에서 변호사시험의 난이도에 걱정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밤을 새며 꿈을 향해 달리는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따뜻한 응원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  우리들이 존경하고 선망하는 선배법조인들의 응원과 격려, 조언이야 말로 꿈을 펼치기 위한 가장 훌륭한 디딤돌이 될테니 말이다.  

 이창민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